뒤로가는 일기 #1 삼천포행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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엄마와 함께 삼천포에 갔다. 아빠가 산소에 성묘다녀올동안 기다릴요량으로 간 거라서 할 일이 없었다. 주변을 찾아보니 박재삼 시인의 문학관이 있다길래 잠시 들렸다. 뜻밖의 수확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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엄마 말이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시인이라고 했다. 서민들의 언어로 힘든 시절을 따스하게 풀어내었던 그런 시인이라는 점에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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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학관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었다. 그의 시들이 벽에 한 두편씩 간간히 적혀있고, 그가 쓴 시집과 에세이집들이 주욱 진열되어있을 뿐. 전시장의 마지막 사면엔 자석이 붙은 그의 시어들이 이리저리 놓여있고 관람자가 그의 시를 다시 조각맞춤 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. 세 편의 시를 만들 수 있는 단어들은 장난스럽고 말도안되는 순서로 누군가에 의해 맞춰져있었다. 이를테면, 흥부가 새벽빛에 일어나 돈을 지었을래,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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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면 1일차.

달의 뒷표면처럼 의자에도 전혀다른 뒷모습이 있을 것 같다. 앉아있는 사람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지만 누가 앉는지에 따라 사물의 이면도 달라질 것 같다.

앞보다는 뒷면이, 겉보다는 속이, 여기보단 저 너머가 궁금한 요즘…

작고 소박한 작업실이 정말 있었으면 좋겠다.

Haruki'sharu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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Examiner Interview : Artist spotlight

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인터뷰 글을 적을 때마다 정체성의 혼란이 온다.

이도 저도 아니면 어떻게 되는거지? 라기엔 한가지를 많이 깊게 판 적은 없는것 같다는 생각..

일러스트레이터. 디자이너. 아티스트. 만화가.

한가지 명칭으로 불릴만큼 자신이 없어 그 이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거나

혹은 욕심이 너무 많거나 -

나는 계속 위의 명칭 사이에서 모드를 변경해왔는데 그 모든것을 엮어주는

영역이 있는 것 같다. 모호..한 그 무엇..모호이 너지같은 사람이 되고싶습니다. 허허.

어쨌든 아래는 초간단 심플 인터뷰 포 온라인 매거진.

http://www.examiner.com/article/artist-spotlight-boyeon-choi

혹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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묵언수행

아침에 눈을 뜨게 된 건 어제와 마찬가지로 집앞 잔디깎는 기계소리 때문이었다. 고작 10미터쯤 밖에 안되어보이는 잔디밭인데, 한시간 이상 제대로 방음도 안되는 창너머로 듣고 있자니 짜증을 넘은 분노가 치밀어오르는게 느껴졌다. 분명 어제도 밀았던 것 같은데 대체 몇 일을 밀어야 저 놈의 잔디는 손질이 되고마는 걸까.
평소에 더 조용한 곳이다보니 소음에 더 민감해져버린 걸까. 아니면 단순히 아침잠을 불쾌하게 깨운 데 짜증이 난걸까. 둘 다인걸까. 난 저 잔디밭 쓰레기 버리러 갈 때말곤 밟아본 적도 없는데.

메모리얼 데이라서 회사를 안갔다. 주말이 아닌 휴일은 처음인데 뭔가 지나가다 들른 가게에서 초콜렛 한봉지를 공짜로 받은 것 같이 좋다. 찌뿌둥하고 컨디션이 별로라 가기싫다라고 생각하던 참에 생긴 덤 같은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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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월말 5월중후반 업데이트

4월이 끝난 뒤의 느낌은 악몽에서 깨었을 때 현실로 돌아와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함께 오는 찜찜한 기분과 비슷하다. 누군가 자꾸만 쫓아오고 나는 자꾸면 쫓겨가고 시간의 파도에 밀려서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른채로 물 속으로 푹-하고잠겼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해안가에 도달해있는 것 같다.

5월은 어딘가 도달한 곳에서 다시 일어나 발을 디디고 첫걸음을 떼고 걸어나가야하는 달이다. 가정의 달- 꽃이 만발하는 봄-같은 진부한 문구들이 가끔 그립다. 촌스럽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초등학교 백일장 같은 것들이, 가정의 달 맞이 사생대회의 유치하고 알록달록한 색깔의 플래카드들과 촌스런 분홍색 솜사탕의 싸구려 단맛이 문득문득 떠오른다. 어수선하고 들떠있는 축제의 현장. 공원 가득 초등학생들의 쨍한 웃음소리와  그늘마다 들어찬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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